경매 낙찰가 ‘압구정 구현대’ 시세보다 비쌌다
최근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낙찰가격을 기록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4차아파트’ 전용면적 117㎡가 55억2799만9000원에 낙찰됐다. 감정가(44억3000만원) 대비 11억원가량 비싼 금액이다. 낙찰가율은 125%에 달한다.
지난 2021년 4월 직전 거래가(41억7500만원)와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13억5000만원 넘게 뛴 신고가다. 시세보다도 몸값이 높았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동일 면적의 호가는 현재 48억~53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26억5288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 45명이 몰렸다. 이 단지 동일 평형의 호가가 24억대라는 점을 반영하면 2억원 이상 얹어 샀다는 의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8.3%로 집계됐다. 전월(24.8%)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낙찰률이 34.3%로, 그 외 행정구(26.6%)를 7.7%포인트 앞섰다. 낙찰가율도 85.2%로, 그 외 지역(78.4%)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강남지역 아파트 낙찰가가 매도호가를 상회하는 이유로 매매가 상승 조짐과 재건축 추진 및 부동산 규제 회피가 꼽힌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수요자 선호 지역이다. 재건축을 통해 신축 대단지로 거듭나게 되면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 거래를 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실거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경매물건에는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낙찰을 받은 뒤 세입자를 들일 수 있게 돼 자금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기 때문에 웃돈이 붙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라며 “경매에 나선 수요자들이 재건축 사업이 완료됐을 때의 미래가치까지 고려해 납득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출처 : 매일경제]